‘명장 홀대’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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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007년 대기업에서 은퇴한 기계가공 명장 L씨(63)는 요즘 건설현장 경비원으로 일한다. 자신의 기술을 활용할 길을 찾지 못해서다. 본지가 명장 1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다른 명장들의 형편도 L씨와 비슷했다.

 내년부터는 은퇴 명장들이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7일 제2차 고령자 고용촉진 계획을 발표해 “명장·기능장 등 숙련 기술자 1600명을 ‘산업현장 교수’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성화고·대학 등에서 현장실습을 지도하거나 도제 훈련, 단기 특강을 담당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대상자를 선정해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교수법을 배우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 수료 후 강단에 서면 인건비나 특강비, 도제훈련 실비도 지원한다. 노길준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팀장은 “이르면 2분기부터 산업현장 교수단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장은 국가가 인정한 최고의 기술자다.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사람 가운데 한 해 20여 명 정도가 선정된다. 1986년부터 올해까지 총 520명이 뽑혔다. 하지만 “선정만 하고 사후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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