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우즈 '워너메이커 트로피는 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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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향한 준비 완료!”

올해 사상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한 타이거 우즈(24)가 내친김에 은빛 찬란한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다시 한번 품에 안겠다고 선언했다.

새천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17일 중부 켄터키주 루이빌의 밸핼라 골프클럽(파72·7,100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96년 이래 4년만에 다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 우승자 우즈를 포함, 150명의 골퍼들이 나흘동안 스트로크플레이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PGA 챔피언십은 마지막 메이저대회라는 특성상 많은 화제거리를 남기기로 유명하다. 특히 탐 왓슨·아널드 파머는 이 대회만 우승하지 못해 평생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벤 호건은 53년 마지막으로 한시즌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바 있으며 당시 자신이 우승한 브리티시오픈이 PGA챔피언십과 같은 날 벌어지는 탓에 한시즌 그랜드슬램 달성의 업적을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이 대회는 지난 36·37년 데니스 슈트 이후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전혀 없어 타이거가 이러한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대회에서 스페인의 신성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한타차로 누르고 우승한 우즈는 올해엔 챔피언 자격으로 2연패를 노리게 되어 더욱 정신적인 압력이 큰 상황.

3관왕과 2연패라는 부담감 탓인지 우즈는 지난주 밸핼라 클럽에 예고도 없이 잠입, ‘도둑 골프’를 치며 현장을 조기답사해 화제를 불렀다.

그러나 올 US오픈에서 106년 사상 처음으로 두자리수인 12언더파·역대 최다인 15타차 우승기록을 세웠으며 브리티시오픈에서는 19언더파로 역대 메이저대회 최저타 우승의 신화를 수립한 ‘젊은 호랑이’는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참가한 지난 주말의 뷰익오픈(갤러리 20만명)에서 퍼팅 난조로 탑10에도 들지 못해 “컨디션이 하강세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새천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메이저대회라는 상징성을 감안, 해당 연도 메이저 챔피언끼리 한조로 묶던 관례를 깨고 ‘골든 베어’ 잭 니클러스(60)를 타이거와 1,2라운드 같은 조로 편성했다. 니클러스는 다섯번이나 PGA 챔피언십을 제패, 이 대회 최다우승자로 기록돼 있다. 우즈는 “밸핼라 코스를 직접 디자인한 대선배 니클러스와 함께 플레이하게 되어 마음 가볍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우승후보로는 우즈 때문에 US오픈·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에 머문 ‘남아공의 황태자’ 어니 엘스와 메이저 무관의 제왕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올 매스터스 챔피언 비제이 싱(피지), 왼손잡이 필 미켈슨등이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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