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구두도 내달부터 대량생산 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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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개인의 발모양에 꼭맞게 만들어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맞춤 구두의 대량생산 시대가 열린다.

세계정상급의 등산화 `트렉스타' 생산업체인 ㈜성호실업은 다음달 구두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처음으로 맞춤구두 대량생산을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성호실업은 우선 부산지역을 영업대상으로 정해 롯데백화점 부산점 등 2곳에 매장을 설치해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사상구 삼락동 본사공장에서 하루 50켤레 정도를 생산한 뒤 점차 영업지역과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생산기간이 주문후 이틀에 불과하고 가격도 기존 기성화보다 싼 8만원대로 책정돼 국내 구두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맞춤구두의 주문-생산-고객전달 방식은 기존 수제화와 기성구두의 장점을 통합한 것이다.

맞춤구두 매장에서는 일반 구두매장처럼 디자인별로 다양한 사이즈의 신발을 갖춰놓고 현장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매장에 설치된 3차원 스캐너에 발을 넣으면 컴퓨터가 길이와 폭, 발등 높이, 발가락과 뒤꿈치 모양 등 각종 치수를 자동으로 재 공장으로 전송한다.

고객은 매장에 전시된 견본품을 보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만 고르면 된다.

공장에서는 전송받은 고객의 발에 관한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해 1만2천여명의 발모양 조사결과를 토대로 분류해 놓은 수천가지의 유형 중에서 가장 가까운 것을 찾아내 구두를 만든다.

구두 길이도 현재 모든 기성화들이 5㎜간격으로 제작되는 것과 달리 3㎜간격으로 세분화돼 발 크기가 어중간한 고객들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만들어진 구두는 집이나 직장으로 배달해줘 고객이 구두를 찾으러 다시 매장에 갈 필요가 없다.

개인별로 발에 관한 데이터가 모두 보관되기 때문에 다음에 또 맞춤구두를 구입하려는 고객은 굳이 매장까지 나가지 않고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이미 컴퓨터에 입력된 해당 고객의 발 정보에 따라 구두를 만들어 배달해 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성호실업은 맞춤구두 생산을 위해 지난해초부터 전 연령층에 걸쳐 1만2천여명의 발모양을 3차원 스캐너로 조사한 뒤 분석해 발의 크기와 형태 등에 따라 수천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성호실업은 족부(足部)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고객의 발 상태를 분석, 이상여부를 알려주고 발 관리요령도 지도하는 서비스까지 해줄 계획이다.

성호실업 안창욱마케팅 팀장은 "맞춤구두 대량생산으로 국내 구두시장이 개인의 신체특성에 맞는 맞춤생산 시대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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