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홈페이지 해킹…폐업 비난

중앙일보

입력

대한 의사협회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ma.org)가 의료계 집단폐업에 항의하는 해커에게 해킹을 당했다.

13일 새벽 0시께 의사협회 홈페이지 초기화면은 `Red Club''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익명의 해커가 올려놓은 `호소문'' 화면으로 바뀌어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Red Club''이라고 서명한 이 해커는 "모든 의사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라며 "당신들이 정말 인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들은 아파서 시름하는 국민들을 외면한채 `돈''이라는 물질적 이기주의에 휩싸여 국민들을 희롱하고 있습니다"라고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폐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의사들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 해커는 "힘없고 빽없는 국민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강한자에게 희생되어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만약 계속 당신들이 돈돈돈을 위해 국민들을 외면한다면 우리 해커들도 당신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이 해커는 이어 "이글을 보시는 해커분들은 의사와 관련된 모든 사이트를 해킹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의사들에 대한 `전면 사이버 공격''을 해커들에게 촉구했다.

해킹당한 의협 홈페이지 오른편 상단에는 살찐 고양이가 바닥에 배를 깔고 드러누운 자세로 오른쪽 앞발 가운데 발가락을 위로 세워 욕설하는 모양의 사진을, 오른편 하단에는 라벨 이름을 모욕적으로 바꾼 컵라면 사진을 올려 의사들을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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