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우리도 신바람야구

중앙일보

입력

해태가 신바람 야구를 펼치며 LG를 10-4로 누르고 어제 진 빚을 갚았다. 9일 잠실 경기는 비로 인해 7시28분에 시작되었다. 예정보다 무려 58분이나 늦춰진 것.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 되거나 지연될 경우 경기 시작시간 이전까지는 구단에 결정권이 있다. 따라서 중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강행한 만큼 LG가 오늘 경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것이 사실.

1회 해태가 정성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자 LG는 이병규의 2루타에 이은 김재현의 땅볼로 동점을 만든 후 2회엔 해태 선발 소소경의 컨트롤 난조를 틈타 스미스-박연수가 연속 볼넷을 고르며 기회를 만들자 이종열이 보내기 번트로 작전을 이었다.

이 때 공을 잡은 투수 소소경은 3루 송구를 엿보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1루에 악송구 1실점에 타자주자를 2루까지 진루시켰다. 뒤이은 안재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1로 도망간 LG는 2회 해태 선발 소소경을 무너뜨리며 승리감을 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LG의 승리분위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3회초 해태의 무서운 공격이 시작되었다. 짧게 잡고 끊어 치는 기관총부대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대거 7득점. 승부의 명암을 뒤바꿨다.

선두 장일현의 우전안타, 타바레스의 중전안타, 이호성의 좌전안타로 부채꼴 타법을 선보이며 1점을 만회한 후, 정성훈의 보내기 번트와 홍현우의 유격수 땅볼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계속되는 2사 3루에서 7번 김창희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역전에 성공하자 이번에는 최해식의 타구를 3루수 안재만이 알을 까며 1점을 추가 헌납하며 호랑이 군단에 불방망이를 부채질했다. 이어 김호-장성호-장일현은 연속3안타로 3점을 보태며 순식간에 8-3. 최향남을 강판시키며 승리감을 잡았다.

해태는 8-4로 앞선 7회 2사 2-3루에서 대타 김종국이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로 6회 등판한 이대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해태 구원투수 이병석은 타선의 지원으로 행운의 시즌 첫승을 따냈고, 이대진은 12세이브를 기록했다.

오늘 양팀은 11명의 투수를 동원(해태-5, LG-6)하는 소모전을 펼친 끝에 10시 47분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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