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국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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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밸리에서는 길거리 농구를 할 수 있다. 출근 시간은 있지만 퇴근시간은 프리(free)인 벤처인들의 숨가뿜은 테헤란이나 대덕이나 같지만 이들에게 대덕밸리는 남다른 데가 있다. 식사 후 짬을 내 회사 앞 농구대에서 길거리 농구를 할 수 있고 일과 후 도예촌에서 차 한 잔이 주는 느긋함을 맛볼 수 있다.

테헤란과는 또다른 대덕밸리 벤처인들의 24시간을 엿보았다.

대덕밸리는 밤에 살아움직인다. 창업보육센터로는 정보통신분야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톱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창업보육센터.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진 불이 벤처들의 골든 드림을 보장한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업보육센터의 ‘SUNKEN GARDEN’에는 대전시만이 갖고 있는 게 있다. 시민들이 만든 벤처 카페. 그리스 시대의 시민광장인 아고라를 이름에 써 ‘대덕 아고라’라는 이름의 이 카페에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많은 지역시민과 벤처인들이 즐겨 찾는다.

자정. 대덕밸리의 벤처인들에게는 절정의 시간이다. 김밥 야식을 먹으면서도 일은 즐겁다. 회의도, 개발도, 생산도 이 시간이 피크 타임. 납기를 맞추려니 야근을 밥먹듯이 해야하고, 휴가도 뒷전이다. 하지만 즐겁다. 돈이 벌리니까.

먹는 것은 역시 즐겁다. 옹기종기 자리한 이웃 회사와 한솥밥 식구가 된 지 어언 한 달여. 아직 이름은 모르지만 마음은 안다. 열심히 합시다. 대덕벤처 협동화 단지내 공동식당은 새로운 사교공간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창고속에 먼지 쌓인 속담이 아니라 체험으로 안다. 제노믹스라는 첨단을 두레라는 전통으로 해결한다. 대덕 바이오 커뮤니티는 벤처 협력의 새 모델을 만드는 실험촌이다. 또다른 전통과 첨단의 퓨전. 벤처 사장이나 도예가나 다같이 벤처 마인드에서 교집합이 된다. 여기에 외국인도 가세한다. 원더풀. 이색문화체험은 외국인에게도 색다르다. 대덕밸리의 벤처인들은 이웃한 계룡산 도예촌에서 도자기를 빚고, 도예가로부터 차 한 잔 얻어마시고, 담소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대덕밸리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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