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정은순-정선민, 올림픽 8강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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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순(29.삼성생명 비추미)과 정선민(26.신세계쿨캣)이 모처럼 손발을 맞춰 올림픽 8강 진입을 노린다.

국내 여자농구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이들 대형 센터는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선의의 경쟁을 계속해 왔지만 그동안 국제무대에서는 묘한 사정이 생겨 손발을 맞춘 적이 거의 없다.

따라서 백전노장 정은순의 노련미와 정선민의 몸을 사리지 않는 패기가 제대로 결합된다면 세계무대에서도 얼마든지 상위입상이 가능하다는 게 농구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 94년 실업 1년생으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던 정선민은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국제무대 신고식을 치를 기회를 맞았지만 경험미숙으로 대회기간 내내 벤치를 지켜야만 했다.

또 정은순은 98년 아시안게임때 결혼문제로 방콕행을 포기해 `트윈타워' 가동이 무산됐고 지난해 올림픽 티켓을 놓고 일본 시즈오카에서 펼쳐졌던 아시아선수권에는 정선민이 대회 초반 무릎부상으로 중도하차하는 등 이들의 엇갈리는 인연은 계속됐다.

이들이 함께 코트에 섰던 것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때였지만 강팀들의 그늘에서 제 빛을 내지 못하고 10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이후에도 몇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했었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달 30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정은순과 정선민은 이번 시드니에서 만큼은 반드시 메달권 진입의 선봉에 서겠다며 라이벌 의식을 버리고 상대의 득점 도우미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여름리그동안 쉬춘메이와 마청칭, 천 난 등 중국의 장신센터들을 통해 고공농구에 대한 적응도 마친 정은순은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선민이와 국제무대에서 뛰어볼 기회가 없었다"면서 "시드니가 농구인생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최선을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선민도 "무릎을 다치고 1년이상 코트에서 떠나있는 동안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와 유럽여자농구를 연구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에도 수준높은 고공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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