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실패·성공담]

중앙일보

입력

"종목 분석이나 대세 흐름을 무시한 독불장군식 투자는 망하는 지름길이다."

"목표수익률을 소박하게 잡고 하락기엔 과감히 손절매하는 등 투자원칙을 지키면 기회는 온다."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 이 지난 7월 4일부터 한달간 공모한 2백44편의 주식투자 수기에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교훈이다.

최근의 침체 장세를 반영하듯 실패담이 성공담의 2배에 달했는데 응모자들은 한결같이 열심히 종목연구를 하고 무리하지 않는 투자를 할 것을 강조했다.

◇ 주식투자, 이렇게 하면 망한다〓공모주 청약을 주로 해온 孫모씨는 얼마전 한 상장기업 사주가 TV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성공담을 말하는 것을 보고 원금 2천만원과 신용 3천만원 등 5천만원을 투자해 해당 주식을 샀다가 그 기업의 몰락과 함께 결국 '깡통' 을 찼다. 기업내용을 분석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든 무모한 투자의 전형이다.

현대문제가 불거지는 데도 고집스럽게 현대주식을 끌어안고 있다가 큰 손해를 본 뒤 몸져누운 투자자도 있었다. 시장 흐름을 무시한 결과다.

공무원 강모씨는 1988년부터 주식투자에 나선 자칭 전문투자자다. 초기에 재미를 보자 은행대출을 받고 친척들에게 돈을 빌린 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집까지 팔아 투자하다 크게 물려 지금은 월급마저 차압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실패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보유종목에 대한 맹신과 고집을 탓했다. 그리고 초보자들에게는 실제 투자에 나서기 전에 일정기간 동안 모의투자를 해볼 것을 권했다.

실패담에서 나타난 주요 실패 원인은 다음과 같다.

①남의 성공이 부러워 주식연구도 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든다
②원금에 연연해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
③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해 매수.매도시점을 놓친다
④하락기에도 쉬지 않고 투자한다
⑤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투자원금을 늘리거나 돈을 빌려 투자한다
⑥작전성 루머에 주식을 산다
⑦데이트레이딩에 매달린다.

◇ 성공의 비결은 있다〓97년초 3천8백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한 崔모씨는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원금의 3분의 1밖에 남지 않았다.

최씨는 실패원인을 분석해 본 뒤 주식투자가 바둑과 비슷하다는 데 착안, 바둑 격언을 이용한 투자기법을 구사했고 그 결과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면 위험에 처하면 포기하라는 '봉위수기(奉危手起)' 원칙에 입각해 손절매 원칙을 고수했고 상대방이 움직일 때 나도 움직이라는 '동수상응(同手相應)' 에 따라 시장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했다.

주식투자 6년차인 회사원 宋모씨는 기본에 충실한 케이스. 처음 2년간 모의투자를 하면서 열심히 차트분석 기법을 익힌 끝에 나름대로 매수.매도 시점을 읽을 수 있게 됐고 실제 투자에서 적절하게 활용했다.

그는 또 수익이 생기면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 인출해 생활에 보태는 냉정함도 지키고 있다.

성공한 투자자들이 제시하는 비결을 요약한다. 대체로 앞에서 열거한 실패원인의 반대로 보면 된다.

①실패를 바탕으로 자기 나름의 투자원칙을 개발하고 실천한다
②주식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연구한다
③하락기때는 시장을 떠나 기다린다
④대세를 파악해 한발 앞선다. 즉, 남들이 떠날 때 들어가고 남들이 뛰어들 때 빠진다
⑤여윳돈으로 투자하며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⑥손절매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⑦판단은 자신이 한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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