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밑도는 아파트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분양권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분양가 이하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같은 단지라도 향.층.동에 따라 분양권 시세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아파트는 입주가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원가(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지역과 한강조망이 가능한 곳은 웃돈이 많이 붙어 있는 등 분양권 시장에도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

투자대상 아파트를 찾는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많은 사람이 몰리는 물건에 손을 대야 한다.

그러나 실수요자의 경우 비 로열층이라도 직주(職住)근접형 등 일정한 조건만 충족되면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는 내집 마련이나 집 늘려가기에 더없이 좋다.

전문가들은 특히 입주가 가까워지면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시장이 반전할 가능성도 크다고 제시한다.

21세기컨설팅㈜이 조사한 주요지역 분양권 시세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노원구 월계동.성북구 정릉동 등 외곽지역에 분양가 이하로 나오는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 42평형은 분양가가 2억3천1백68만원이나 7월말 현재 시세는 분양가보다 1천1백만원 정도 빠진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동(棟)모양이 '기역 자(字)' 형이어서 일부 가구에서 일조권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기 때문. 햇빛이 잘 드는 같은 평형은 2억5천만원을 호가한다.

32평형 로열층이 1억8천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가 싼 편이다.

1호선 신이문역이 걸어서 3분 거리, 7호선 중화역이 7분 거리인 역세권 아파트이면서도 1천5백63가구나 되는 대단지여서 눈길을 끈다.

분양 이후 들어간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2천만원 이상의 차익을 누리는 셈이다.

양평동 동양아파트 25평형은 분양가(1억2천3백만원)보다 8백만원이 빠진 물건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21세기컨설팅 양화석 사장은 "전세 수요가 폭증하는 요즘 싼 분양권을 사들여 전세를 놓는 것도 결코 밑지지 않는 투자방법" 이라며 "특히 전세난이 장기화하는 요즘의 추세를 감안하면 전세수요자가 매매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저평가된 분양권 매입이 단기투자로도 괜찮다" 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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