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김정일의 친구들 카스트로·차베스 ‘깊은 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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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카스트로(左), 차베스(右)

지난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중남미에 있는 그의 ‘동지들’은 즉각 깊은 애도를 표했다.

 쿠바는 19일 김정일 사망에 조의를 표하며 3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쿠바 국가평의회는 성명을 통해 “20일부터 3일 동안 조기를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사망으로 쿠바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50년 가까이 나라를 철권 통치했던 피델 카스트로(85)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 이상설 이후에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장출혈 등에 시달리던 그는 2008년 2월에는 의장직을 공식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카스트로 전 의장은 지난해 7월부터 다시 활발한 외부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쿠바 관영언론 ‘그란마’에 ‘피델의 성찰’이라는 비정기 칼럼을 기고하며 특유의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미 폭스뉴스는 “올 4월 그가 당 제1서기직을 동생 라울에게 넘기며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쿠바에서 지니는 영향력은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우고 차베스(57)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이날 외교관계부가 e-메일로 발표한 성명에서 “동지의 사망에 깊은 슬픔을 전한다” 고 밝혔다. 하지만 13년 동안 권좌에 앉아 있는 차베스 대통령도 정작 본인의 건강 문제로 근심이 큰 상황이다. 그는 암으로 투병하며 수술과 네 차례의 화학치료를 받은 뒤 6월 완치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암이 이미 뼈까지 퍼져 완치가 힘들다는 등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내년 10월 대선 재출마에 도전하기로 한 차베스 대통령이 병약한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 보도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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