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은 8일 최근 정부와 채권단에서 자신의 퇴진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맡은 소임만 다할 뿐이지 다른건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현단계에서 퇴진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임진각에서 열린 소떼 방북 환송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예전에 건설, 중공업에 있을 때는 그 일에만 전념했고 지금은 현대증권을 맡아 증권 일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지금은 외자유치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그 일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러나 퇴진 용의를 묻는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주총 등 일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답변, 장기적으로는 퇴진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현대주변에서는 받아 들이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큰 방향, 큰 그림, 큰 바둑'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현대 금융부문 구조조정과 관련, '현대투신 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현대생명도 정상화된 뒤 관심있는 사람이 있으면 경영권까지 넘기는 등 주력 업종을 제외하곤 모두 매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각이후 정부.채권단의 요구가 달라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룹 일은 구조조정위원회에서 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새 경제팀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한국경제에 일익을 담당했던 훌륭한 분들로 알고 있다'며 '개각전 경제팀과는 이견이 있었지만 모든 분들이 한국경제에 주춧돌을 놓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항간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이 회장은 방북목적에 대해 '지난 6월 방북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시간30분에 걸친 회담끝에 많은 얘기들이 오갔고 이번 방북에서 서해안공단 개발사업 등이 거의 확정돼 서명까지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 금강산 관광사업과 금강산 밸리 등 모든 것이 매듭 지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분들이 모두 방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 남북관계 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느냐. 10억 달러 외자유치가 이뤄지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도 '지난 번 방북 때 많은 부분에 합의했고, 이번 방북은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 그동안 대북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출장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정 전명예회장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최근 한달이상 뵌적이 없다'고 말했다. (파주.서울=연합뉴스) 김정섭.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