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DVD-RAM의 대중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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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동안 우리는 DVD의 경이로움에 대한 얘기를 해왔다. 하지만 이 아리송한 디스크 한 장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DVD 표준을 결정하는 단체인 DVD 포럼은 DVD 기록 장치의 기술적인 측면을 파악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6년이라는 시간만 흘렀을 뿐이다. IT 상점으로서는 길고도 짜증스런 시간이었다.

요즘 시대에 아직도 테이프를 주 기록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놀랍다. 하지만 저렴한 대형 스토리지 옵션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테이프에 기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테이프는 최신 컴퓨팅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은 아니다.

5000달러 상당의 휴렛팩커드 DAT 드라이브는 헤드가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평균 1개월 정도는 쓸 수 있다. 물론 이보다 10배나 비싼 DLT(Digital Linear Tape) 드라이브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DLT 드라이브이라고 해서 하루 24시간 주 7일 내내 논스톱으로 기록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CD는 개인용 PC에서 작동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됐고, 데스크톱에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주요 수단으로 Zip 드라이브를 빠르게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CD는 거대 IT 환경에 적합한 스토리지의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DVD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6년이 지났는데도 DVD 포럼의 창립 멤버 업체 10개 중에서 겨우 몇 회사만이 DVD 기록 장치를 제조하고 있다. 게다가 저장 데이터 대비 가격 비율도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

예를 들어보자. 파이오니어(Pioneer)사의 1회용 기록 드라이브인 DVR-S101는 1만 5000달러에 오직 3.95GB만을 저장할 수 있다. 물론 초기 상품으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만 테이프 드라이브를 이것으로 교체할 사람은 없다. 디스크 당 10GB 이상을 양면 기록하는 DVD 쥬크박스가 개발돼야 교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DVD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언제쯤 돼야 DVD가 널리 보급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도시바 웹사이트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기술의 측면에서 보면, DVD 포맷은 미래 디지털 표준을 지원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다. 블루 레이저 같은 신기술의 출현으로 DVD-ROM은 한 면에 족히 2.6GB 이상까지 저장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며 2005년경엔 DVD-RAM이 한 면 당 50GB를 저장할 수 있다”

굉장한 얘기다. 하지만 지난 6년간의 DVD 행적을 볼 때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믿을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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