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수 백km 회귀능력은 유전자 안내시스템 덕분"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에 서식하는 거대 꿀벌이 수 년이 지난 후에 자신의 으로 회귀할 수 있는 것은 독특한 유전자 안내 시스템 덕분이라고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꽃이 피고지는 계절의 변화를 좇아 때로는 수백㎞를 날아 자신이 자랐던 벌집으로 회귀하는 이러한 경이로움은 과학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포유동물과 새들은 몸속에 있는 일종의 나침반 또는 태양을 이정표 삼아 동면 는 새끼 부화를 위한 장소로 돌아간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만약 곤충이 이동 시간보다 수명이 짧다면 어떻게 이러한 회귀를 할 수 는 지에 대해서는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아시아 거대 벌의 경우 정찰 임무를 맡은 벌들이 나뭇가지나 빌딩의 처마 등 자신의 벌집을 찾을 수 있다. 비록 벌집이 마지막으로 이용됐을 때 살아있지 않았다 더라도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독일의 연구진은 3일자 영국의 과학 주간지 네이처지(誌)에 난 95년과 97년 2차례에 걸쳐 말레이시아 테놈에 있는 두 그루의 나무에서 5개 벌군집을 대상으로 유전자 구성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기고했다.

1개 군집은 2년 동안 종적을 감춘 뒤 같은 여왕벌이 속해 있는 반면, 다른 2개 집은 2년 전 여왕벌에게 있었던 것과 동일한 유전자 배열을 소유함으로써 자라난 벌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른 2개의 군집에서는 97년 채집한 표본 벌과 95년 분석한 표본 벌 사이에 유전적 일치가 없었다.

연구진은 "일벌은 자랐던 벌집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이 없다 해도 벌 군집은 유전적 체계의 일정 형식에 의해 안내를 받는 것이 틀림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레이엄즈타운 로데스대학 동물.곤충학부 피터 노이만교수에 의해 주도적으로 진행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