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듐 통신위성 폐기 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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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국제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꿈의 통신''을 내세우며 지난 90년 등장했던 이리듐 인공위성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폐기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의 미 파산법원은 파산한 이리듐 위성통신회사의 저궤도위성 66기를 회수, 파기를 허용해 달라는 모토로라사의 요청을 지난 달 31일 승인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리듐 위성통신사의 최대주주인 모토로라는 그러나 이날 파산법원에서 이 인공위성의 매입자를 물색할 수 있도록 8월2일까지 이리듐에 시한을 주는데 합의했다.

이날까지 매입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모토로라는 이리듐 저궤도 인공위성 66기를 지구 대기권으로 강제 추락시켜 파기하게 된다.

물론 인공위성의 추락, 파기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스코트 와이맨 모토로라 대변인은 이들 인공위성들을 `가능한 빨리'' 추락시킬것이며 추락계획이 완벽하다고 말했으나 아직 일정을 완료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추락계획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편 이리듐 관계자들은 모토로라가 허용해준 시한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아직 인공위성을 비롯한 회사의 다른 자산들을 매각하기 위한 마지막 협상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리듐측 고문변호사인 밥 벌리는 "그 인공위성들이 대기권에 부딪히기 전까지는 늘 협상의 기회가 남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매우 적어보이지만 아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투자금융업체인 캐슬 할런은 지난 주 이리듐의 수익능력이 없어 인공위성을 포함, 이리듐의 자산을 매입하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에드워드 스테이어노 전(前) 이리듐 최고경영자와 윌리엄 펄슈타인 이리듐 고문변호사 등 이리듐과 관계있는 일부 인사들은 아직도 매각협상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리듐 지분의 19%를 가진 모토로라는 지난 해 8월 44억달러에 달하는 이리듐의 부채를 지급할 능력이 없다며 파산보호신청을 한데 이어 지난 주에는 인공위성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회수폐기를 파산법원에 요청했었다.

지난 3월 이후 인공위성에 대해 일체의 유지보수를 하지 않고 있는 모토로라측은 지난 3월 이후 66개의 예비 인공위성과 6개의 지원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유지비가 월 1천10만달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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