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S 사건 터진 뒤에도 … 박배수, 이국철 두 번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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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국철(49·구속 기소)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나라당 이상득(76) 의원 보좌관 박배수(45)씨가 SLS 사건이 터진 이후 이 회장을 두 번 만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또 최근 들어 대영로직스 대표 문환철(42·구속 기소)씨와 ‘대포폰’으로만 120통 이상의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져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검찰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최근 이 회장으로부터 “SLS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인 지난 9월 말과 10월 서울 여의도에서 박씨를 두 차례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SLS 사건은 9월 21일 한 시사주간지의 보도로 부각됐으며 박씨의 연루 의혹은 9월 27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회장은 “사건이 터진 이후 박씨가 먼저 만나자고 요청해 왔다”며 “그는 나에게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고는 내 향후 행보를 탐문하려 했다”며 “나를 한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고 얘기하라고 알려 줬더니 박씨가 실제 내 조언대로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최근 들어 자신이 재직했던 코오롱그룹 선배의 부인 명의로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었으며 이 대포폰으로 문씨와 지속적으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씨가 사건 은폐를 위해 이 회장을 만나고 대포폰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또 이 의원 사무실 여직원 2명과 함께 박씨로부터 돈을 받아 세탁해 준 것으로 밝혀진 이 의원 비서 김모, 이모씨도 조만간 소환해 의원실 차원의 비리 가담이 이뤄진 것인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2) KT&G 복지재단 이사장에 대해 최근 2~3년 동안 유동천(71·구속 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퇴출 저지 및 경제부처 지인 등에 대한 인사청탁 등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4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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