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자동차 잰걸음…LPG자동차 뒷걸음

중앙일보

입력

액화석유가스(LPG)의 값이 이달부터 5.18% 인상되는 등 단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LPG 차량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정부의 에너지 가격구조 개선안이 발표된 뒤 한달 정도 지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디젤 차량(경유)은 연료비가 휘발유 차량보다 적은 가운데 연비와 힘이 좋다는 이유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카렌스.카니발.카스타 등 미니밴 3총사의 판매량이 하반기들어 상반기(카렌스 월 6천대, 카스타 월 2천대, 카니발 월 5천대)보다 20~30%씩 줄어드는 추세다.

LPG와 경유 엔진이 함께 있는 카니발의 경우 수요가 디젤엔진으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한달전까지만 해도 카니발의 LPG 차량과 디젤 차량이 주문이 비슷했는데 최근에는 70% 정도가 디젤 차량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달 전 LPG 차량의 출고 적체가 최장 두달이고 디젤차량은 곧바로 출고되던 것이 요즘은 상황이 반대로 바뀌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로 카니발을 사는 고객 중 디젤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며 LPG 차량을 계약한 사람들이 디젤 차량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고 말했다.

무쏘와 코란도.이스타나 등 대부분의 차종이 디젤 차량인 쌍용차는 최근 하루 평균 계약 대수가 4백~5백대로 한달 전보다 1백대 정도 늘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와 무쏘CT 등 새 모델이 나온데다 LPG 가격 인상안 발표가 맞물려 디젤 차량 주문이 몰리고 있다" 고 말했다.

현재 무쏘 1만7천대, 코란도 8천9백대 등이 주문돼 있어 두달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는 이에 따라 무쏘와 코란도 생산라인을 맞교대로 바꾸는 등 증산에 나섰지만 당분간 출고 적체는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월평균 2천대 정도씩 팔리는 갤로퍼의 주문량이 이달들어 2백대 가량 늘어나는 등 디젤 차량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는 당초 연말에 내놓을 예정이었던 싼타페와 트라제XG의 디젤 차량 출시를 11월로 한달 앞당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