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성장, 미국의 신경제 현상과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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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전철환(全哲煥) 총재는 2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고성장은 고성장-저물가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등의 신경제 현상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 총재는 "작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7%,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로 고성장-저물가를 달성했지만 이는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저성장-고물가였던 98년 경제상황의 반사 효과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고성장-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인터넷 사용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을 `신경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우리나라 경제의 장기 안정성장이 가능하도록 물가안정기반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현대 등 일부 대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로 금융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으므로 경기동향과 함께 전반적인 금융시장 사정을 봐가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전 총재는 밝혔다.

전 총재는 "현재 미국이 고성장-저물가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80년대 후반부터 진행해 온 구조조정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신경제 현상을 향유하려면 무엇보다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제주=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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