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사에 선 빚보증 1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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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현대전자를 상대로 한 소송을 계기로 1조원에 달하는 계열사 채무보증을 조속히 정리하기로 했다.

또 계열사들이 유상증자를 할 때 떠맡았던 실권주 등 유가증권도 조기 매각할 방침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그룹으로부터 독립해 독자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7일 "현대건설.상선.전자 등 그룹 계열사의 채무에 서준 보증이 지난 6월 말 현재 1조45억원에 이른다" 며 "사외이사들의 지적에 따라 계열분리 일정에 맞춰 이른 시일내 모두 해소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그룹 구조조정 계획에는 현대중공업이 2003년까지 계열분리하도록 돼 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리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종의 호황 등에 힘입어 그룹 계열사 중 현금 흐름이 가장 좋으며, 재무상태도 튼튼해 그동안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마다 보증을 서줬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계열사들이 유상증자를 할 때 실권주를 많이 떠안아 6월 말 현재 2조9천5백23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울산종합금융 76.39%를 비롯해 현대전자 9.35%, 현대증권 3.24%, 현대종합상사 8.81%, 미포조선 27.68% 등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투자 목적보다는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억지로 떠안은 유가증권이 많아 이를 처분할 필요성이 그간에도 제기돼 왔다" 며 "이미 지난해에만 8천1백96억원에 이르는 불요불급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했다" 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현대전자에 대한 2억2백만달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28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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