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요] 주유소는 왜 화려하나

중앙일보

입력

Q 길을 가다가 유심히 주유소를 바라보면 참 화려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요즘 언론이 지적하는 무폴 주유소는 또 뭡니까. (서울 장충동에서 김선희)

A 우선 세심한 관찰력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사실 화려하다는 것은 남들의 눈에 잘 띄게 하는 수단입니다. 패션이나 화장술도 같은 차원에서 얘기할 수 있겠지요. 주유소도 예외일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주유소의 경우는 좀 특이합니다. 차 핸들을 잡고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고객들에게 유인을 던져야 한다는 거죠. 그 속도만큼 주유소의 외모를 더 강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 쉽겠군요. 가령 걸어서 가게나 상점을 찾고 있다고 칩시다.

두리번거리며 가다가 목적지를 지나쳤을 경우에도 걱정이 없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요. 하지만 차를 타고 가다가 그런 일을 당하면 되돌아오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주유소는 각별히 운전자의 눈에 잘 띄도록 해야 합니다. 공중에 바람개비.만국기 등을 달고 강한 빛깔로 시설물을 장식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위치를 잘 몰라 지나쳐버리는 운전자가 있다면 바로 손님 한명을 놓친 셈이 되기 때문이죠. 결국 주요소의 화려한 치장은 바로 마케팅을 위한 것인데 선진국도 사정은 엇비슷하답니다.

무폴(無 pole)주유소는 정유사의 상표표시가 내걸려 있지 않은 주유소를 말합니다.

프리랜서형 주유소라고도 하죠. 국내 정유사 제품과 수입 제품을 구분 없이 판매하는 겁니다. 반대의 일반적인 주유소는 폴사인(상표표시)주유소라 일컫지요.

그런데 그게 요즘 들어 논란을 빚고 있군요. 무폴주유소 측에선 폴사인 주유소가 정해진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가격담합의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비난을 합니다.

여기에 폴사인주유소는 무폴주유소가 싼 가격으로 운전자를 끌어들여 영업을 하고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반박을 하죠. 공방전의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현재 전국의 폴사인 주유소는 약 1만1천1백개, 무폴주유소는 2백50개 가량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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