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씨 부부 이혼소송 중…재판 중 노태우 비자금 드러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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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아들 노재헌(46·사진)씨와 신동방그룹 신명수 전 회장의 장녀 신정화(42)씨가 홍콩과 한국 법원에서 동시에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재판 진행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이 추가로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법원 등에 따르면 노씨는 10월 17일 신씨를 상대로 이혼과 세 자녀 양육권, 위자료 1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신씨 측 주장으로는 이혼 소송은 신씨가 먼저 제기했다. 신씨는 올해 3월 말 홍콩 법원에 노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 분할, 양육권 청구 소송을 냈다. 신씨는 당시 소장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워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신씨가 홍콩에서 소송을 낸 건 이들 부부가 홍콩에서 오래 거주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홍콩 법원에서의 첫 재판은 9월 30일에 열렸고 두 번째 재판은 12월 15일 열린다.

이 사이에 노씨 측이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신씨 측은 “홍콩 법원이 두 사람에게 각자 재산 내역을 공개하도록 명령해 신씨 측은 제출했다. 그러나 노씨가 내지 않아 10월 21일을 시한으로 못 박자 이를 피하기 위해 국내에서 맞소송을 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노씨 부부의 이혼 소송을 통해 양가에 얽혀 있는 재산 관계가 정리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97년 노 전 대통령의 4000억원대 비자금 사건이 터진 이후 검찰 수사에서 사돈인 신 전 회장이 비자금 230억여원을 맡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었다.

조강수 기자

홍콩법원 재산공개 명령에 재헌씨 국내서 맞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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