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 경제는 ‘상저하고’… 유럽위기·가계빚·선거가 3대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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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비추는 거울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시장의 행보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내년 시장은 낙관하기 힘들다. 국내외 경제 예측기관과 금융회사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 후반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전체적인 흐름은 ‘상저하고’를 점치는 쪽이 많다. 내년 2분기께 성장률이 3%선 근처까지 하강하며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4%대 초반으로 다시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 또한 2분기께 바닥을 찍을 공산이 커진다.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시장과 경기 사이클은 동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경기에 선행하는 측면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증시가 1분기 중 바닥을 탈출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국내 GDP 성장률을 상반기 3.2%, 하반기 4.2%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내 민간연구소, 증권사 등도 엇비슷한 숫자를 내놓고 있다. 금융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5개 경제연구소의 내년 성장률 평균치는 3.7%다. 해외 시각도 다르지 않다. OECD는 기존 4.5%에서 3.8%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도 4.5%에서 4%로 낮췄다. 국제금융센터가 11월 집계한 10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전망치는 평균 3.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4%대를 내놓은 것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메릴린치 정도다. UBS증권의 경우 2.8%로 가장 낮은 숫자를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3.4%를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우리투자증권(4.1%), 한국투자증권(4.2%)만 4%를 넘을 것으로 봤고 대우증권은 3.3%를 내놨다.

 그나마 하반기가 나을 것이란 예상은 유럽 재정위기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는 어려움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 등 정치 변수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가계 부채도 여전한 부담요인이다.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 경제를 “경기회복국면에서 본격적으로 후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애로를 겪는 ‘소프트 패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있어 금리가 오를 경우 내수 소비가 예상보다 더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월에 경제전망을 발표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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