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도 인터넷 도사 된다"

중앙일보

입력

"어! 더블클릭이 안돼요. "

한 주부가 당황한다. 알고 보니 마우스를 짧은 순간에 연이어 누르지 않고 한 번 클릭하고 잠시 후 다시 누른 것. 프로그램이 작동할 리 없다. 그 아줌마가 이제는 전자우편까지 능숙하게 다루게 됐다.

다른 에피소드도 있다.

"인터넷 주소를 입력했는데 'www' 가 나오지 않고 'ㅈㅈㅈ' 이 나와요. " 한.영 변환키를 몰랐던 주부다. 도우미가 내려가 문제를 해결해준다. 그 주부가 지금은 인터넷 무료전화 서비스를 애용한다.

EBS '엄마도 네티즌' (월~금 오전 9시10분)의 반응이 좋다.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 보내고 주부들이 잠시 손을 놓는 시간에 방영하는 이 프로그램에 '넷맹 아줌마' 들이 몰리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AC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시청률은 평균 2%대. 다른 방송사에서 아침 드라마를 집중적으로 방영하는 시간대라 그다지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EBS 전체 평균 시청률의 배를 넘는다.

'엄마도…' 의 장점은 컴퓨터를 켤 줄도 모르는 주부 15명의 인터넷 도전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쉽게 인터넷을 정복할 수 있다고 암시한다. 일종의 교양정보 프로를 매일 50분씩 내보내는 편성이 파격적이다. 지난 3일 시작해 다음달 말까지 모두 40회에 걸쳐 방영한다.

EBS론 드물게 연예인을 불러 프로그램의 연성화를 꾀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자칫 건조하기 쉬운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꾸며 주부들이 가급적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따라가도록 유도한다.

사회자는 개그우먼 박미선. 중견 탤런트 전원주는 주부대장으로 나와 일반 주부들의 인터넷 대항해에 동승한다. 컴퓨터의 원리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인터넷 검색.전자우편.화상채팅.음성편지 보내기 등을 공부했다. 매회 '파이팅' 을 외치며 수업에 들어가는 등 열기가 대단하다. 실제로 인터넷에 까막눈이었던 전원주는 방송대본을 전자우편으로 받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방송 내용을 인터넷(isee.info21.org)에 공개하고,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인터넷에서 상담해주는 등 서비스도 충실하다. 현재 5백여통에 가까운 문의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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