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 부도, 인터넷 PC 판매부진이 주원인

중앙일보

입력

20일 최종부도 처리된 ㈜세진컴퓨터랜드 의 부도원인은 지난해 부터 이 회사가 주력해 온 인터넷 PC의 판매 부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진컴퓨터의 PC매출액 가운데 인터넷 PC가 차지하는 비율은 80~90%로 인터넷 PC의 판매량이 이 회사의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나 1.4분기에 비해 2.4분기의 인터넷 PC 판매량이 30%이상 감소했다.

세진컴퓨터는 인터넷 PC를 공급하는 11개업체 가운데 15만대를 판매해 1.4분기 판매 1위를 차지했었다.

매출감소를 이유로 지난 5월 말 변재주 사장이 대표직을 사임하고 2개월동안 대표직의 공백상태가 이어진데다가 51%의 지분을 가진 대우통신마저 채권단과의 마찰,외국기업과의 합병설이 나돌아 세진의 경영상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됐다.

관련업계는 인터넷 PC의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대기업의 PC가격 하락을 꼽고 있다. 인터넷 PC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주요 PC판매사의 PC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30%이상 하락하는 등 인터넷 PC가 가지고 있던 가격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올 2.4분기에 급격히 판매량이 줄고 있다.

국내 PC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이상 확대됐으나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시장점유율이 올 상반기 70%를 넘어서면서 과점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세진컴퓨터는 부도에 의한 제품 공급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상영업체제를 유지하고 공급업체에 협력공문을 발송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이 군소 납품업체여서 이들의 연쇄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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