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무명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이름없는 선수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제129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 무명들이 기대이상의 성적으로 대거 상위권에 랭크, 정상급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스티브 플레시(33)는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마루야마 시게키(31.일본), 스코트 던랩(37), 이안 가버트(28.영국) 등은 한타 뒤진채 공동 4위 그룹을 형성, 일단 우승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현장에 취재하고 있는 보도진조차 귀에 익숙지 않은 이들의 이름이 1라운드내내 리더보드 상단에 걸려 있자 뒤늦게 기록을 확인하는 등 작은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2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 정규투어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것.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선전한 플레시는 90년에 프로에 입문했으나 97년 2부투어인 나이키투어에서 한차례 우승했고 98년 프리포트맥더모트클래식, 99년콤팩클래식에서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들중 최연장자인 던랩은 85년 프로에 뛰어든뒤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열린 디멘션데이타프로암과 페루오픈에서 2승을 거둔게 고작이었다.

일본 남자골프의 간판인 마루야마도 올해 미 PGA 17개 대회에 출전, 6번이나 톱10에 든 숨은 실력자이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고 18살때 영국아마추어챔피언십을 제패해 주목을 끌었던 가버트도 정작 프로데뷔후에는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해왔다.

기라성같은 스타플레이어들 속에서 외롭게 샷을 다듬어온 이들의 선전이 과연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마지막날까지 각광을 받을 지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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