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변전소 건립 주민-시공사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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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평택.포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변전소 건립 문제를 놓고 주민과 시공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주거 환경을 해치고 인체에 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반면 시공자측은 적법 절차에 따른 국가 주요시설이라며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 성남 분당〓한전기공은 최근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일대 8백여평(지하3층.지하3층)에 전력 3만6천가구분을 공급할 변전소 건립을 추진중이다. 완공 목표는 2002년 10월.

현재 한전기공은 판교IC~현장 사이 3.7㎞구간에 15㎸ 초고압선 지중화 매설작업을 진행중이며 내년 1월 변전소 건립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곳은 인근 청솔마을 10개 아파트 단지와 불과 20~30여m 떨어져 있다. 때문에 주민(1만4천여명) 대표 2백여명은 지난달 변전소건립 저지 대책위원회(위원장 강동석.36)를 구성, 대책회의를 갖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전자파 위험이 크다며 설치 장소를 옮기거나 지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기공은 "전력수요 급증으로 추가전력 확보가 시급한만큼 건립장소나 위치변경이 힘들며 사업변경시 예산의 이중 부담도 큰 문제" 라고 밝혔다.

◇ 평택 팽성〓한국 고속철도 건설공단은 지난 5월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 일대에 팽성변전소 (1백54㎸)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반발로 미뤄진 상태다. 부지는 2천6백여평이며 2002년 8월 완공 예정.

팽성읍 주민 3백여명은 지난 12일 대책위원회(위원장 김명문.55)를 구성, 마을 관문에 변전소를 건립하면 가뜩이나 낙후된 지역 발전이 지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4월 팽성읍 일대를 중심으로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한편 평택시 중재로 공단측과 5차례 협상도 가졌으나 결렬됐다.

◇ 포천 영북〓포천지역 환경운동 대학생들과 포천 야미리변전소 건립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인환.47)소속 주민들은 한전이 최근 발표한 야미리변전소 건립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군 유류창고와 담 하나 사이를 두고 15만4천 볼트의 대형 변전소를 건립하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이라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이달 초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신청도 냈다.

그러나 한전측은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한 불가피한 건설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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