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가려다 제주 온 일본 농협 “직원들 반응 좋아 계속 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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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용담동의 용두암을 찾은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27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 1000여 명은 일본 농협의 우수 조합원들로 30일까지 제주 관광을 한다. [제주컨벤션뷰로 제공]

“우레시이(うれしい·기쁘다). 우레시이.”

 27일 오후 1시10분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이코(49)가 연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여장 남자인 그는 “2009년부터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를 했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일본인 관광객들과 함께 제주 관광에 나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코와 함께 제주를 찾은 이들은 일본 농협의 직원들이다. 우수 조합원으로 선발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 관광 길에 오른 것이다. 인솔단을 포함하면 1000명이 넘는다. <중앙일보>11월 26일자 19면>

 같은 시각 제주시 용담동의 용두암. 이날 제주에 도착한 일본 농협의 조합원들은 용두암 주변 경치와 바다를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들은 “주차장으로 모이라”는 인솔자의 말에 아랑곳 않고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용두암에는 1차로 도착한 일본인 관광객 470여 명의 발걸음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28일에는 500여 명이 추가로 제주를 찾는다.

 제주도에 일본인 ‘관광 러시’가 시작됐다. 이들은 30일(절반은 29일)까지 사흘간씩 제주에 머물면서 35억원을 여행 경비로 지출하고 81억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이번 단체 관광단 유치가 향후 일본 관광객 몰이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그동안 일본 도쿄의 제주홍보사무소를 통해 적극적인 ‘타깃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중국의 대규모 관광단 바람을 일본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경우 7월 인피니투스 직원 2013명을 시작으로 바오젠(1만1200명) 등 1만5000여 명이 제주를 찾았고 이로 인한 경제효과는 2281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토 미쓰토시(齊藤?利·51) 일본농협관광의 여행사업본부장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제주도의 경치를 즐기기 위해 하와이에서 제주도로 관광지를 변경했다”며 “직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제주도 관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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