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시장 브라질 구권화폐 사기극 적발

중앙일보

입력

`장영자 구권화폐 사기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브라질 구권화폐를 내세운 사기행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 부장검사)
는 18일 청와대 직원을 사칭, 화폐개혁으로 환전이 불가능한 브라질 구권화폐 `크루자도스'를 교환해 주겠다고 속여 사채업자들로부터 2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이용남(52.무직)
씨를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공범 김모(53)
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사채업자 박모씨에게 "브라질 구권화폐를 가져오면 정부에서 인수자금으로 3백억원을 배정해놓고 있다"고 속여 박씨가 사채시장에서 2억3백여만원에 매입한 3억5천9백여만 크루자도스를 건네받은 뒤 이를 되팔아 2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씨는 "음성자금을 처리하는 청와대 1급 자금담당관인데 브라질 구권화폐를 인수하면 미국정부를 통해 브라질 정부로부터 구상받을 수 있다"고 속인 뒤 인수자금이 담겨 있다는 컨테이너박스 사진까지 보여주며 사채업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루자도스는 브라질 정부가 90년대초 화폐개혁을 통해 현행 레알화를 도입하기 전 통용되던 화폐로 환전이 불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통용되지도 않는 브라질 구권화폐를 유통시키는 조직이 사채시장에서 암약한다는 첩보가 있다"며 "공범들을 검거하면 사건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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