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인터넷 방송 '직딩이 천국' 웹자키 이명희씨

중앙일보

입력

"직딩들 다 모여라."

천리안의 인터넷 방송 ''직딩이 천국(http://cfocus.chollian.net)'' 의 웹자키 이명희(28)씨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입사 4년차로 신한은행 홍보실에서 근무하며 사내방송을 맡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신한은행 직원들뿐 아니라 천리안 인터넷방송에 접속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1주일에 한번, 1시간씩 생방송으로 직딩들의 관심사와 살아가는 이야기 등을 풀어간다. 직딩이란 중딩(중학생), 고딩(고등학생)처럼 직장인을 뜻하는 네티즌들의 은어. 웹자키라고 해서 진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상사 때문에 열받거나 화나는 경우 많잖아요. 그래서 직장인들의 가려운 곳을 확 긁어주는 ''뒷담화(뒷다마를 패러디해 제목을 붙였다)'' 코너를 만들어 봤지요. "

그날 그날 직장에서 화제로 삼을 만한 토막뉴스 거리를 전해주는 ''뉴스브레이크'' 코너나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틀어주는 안치환의 ''사랑하게 되면'' 같은 노래 선곡 등 프로그램의 기획.구성을 모두 담당한다.

이씨가 웹자키로 데뷔한 것은 지난 5월. 라디오 DJ가 꿈이었던 이씨는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자 천리안에 아이디어를 보내 채택됐다.

방송 아이디어는 주로 인터넷에서 얻는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쯤까지 웹사이트를 뒤져 아이디어를 얻고 콘티를 짜고 쓸 만한 음악을 골라내는 작업을 매일 반복한다.

"''김대리 사이트'' 나 ''불만 공화국'' 같이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담은 인터넷 사이트에 수시로 접속해 아이디어를 얻어요. 또 무엇보다 신한은행 동료들이 점심시간에 해 주는 생생한 얘기들이 큰 도움이 된답니다."

팬들 중 한번이라도 e-메일을 보내준 사람들은 주소록에 등록해 정기적으로 메일을 보낼 정도로 팬관리에도 철저하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원하는 건 따뜻함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 지치고 스트레스 받은 ''직딩'' 들이 제 목소리를 듣고 편안해질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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