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지 정전, 슈퍼컴퓨터 비상발전기 제역할 못해

중앙일보

입력

13일 대덕연구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사고 당시 연구개발정보센터의 비상발전기가 제역할을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연구개발정보센터 및 한국전력에 따르면 센터는 정전사고에 대비해 슈퍼컴퓨터용 배터리(무정전시스템.UPS)와 1천500㎾급 비상발전기를 갖추고 있으나 이들 시스템은 이날 전기공급이 끊긴 뒤 20여분 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연구개발정보센터는 무정전시스템으로 슈퍼컴퓨터를 가동한 지 10여분이 지나 배터리 전원이 다하자 비상발전기를 본격 가동했으나 시스템 불안정을 이유로 수분 뒤에 전원을 자체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개발정보센터 관계자는 "오후 8시 40분께 정전사고가 발생해 무정전시스템을 10여분간 작동시킨 뒤 비상발전기를 가동했으나 발전기를 통해 나오는 전류를 신뢰할 수 없어 곧바로 발전기의 전원을 껐다"며 "이는 발전기가 93년에 도입된 노후기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비상발전기는 슈퍼컴퓨터의 정상작동을 위해 가동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끄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자료의 손상을 막았던 만큼 비상발전기에 정전사고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이번 정전사고는 연구개발정보센터의 비상발전기만 제대로 작동됐다면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며 "비상발전기가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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