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준)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우수선수 해외진출이 지지부진하다.
2002년 월드컵축구 16강 진출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축구협회는 지난달 13일 월드컵지원단이 선정한 우수선수 19명의 해외진출을 추진해 왔으나 한 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설기현(광운대)만 벨기에 1부리그 로열 앤트워프 FC에 진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 또한 현지에서 테스트와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설기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해외진출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협회는 지난주 독일 분데스리가 한자 로스토크로부터 포워드와 미드필더로 뛸 선수들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해외진출 문제에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조중연전무이사, 노흥섭기술위원장, 허정무감독이 토론을 거쳐 추천선수로 이동국(포항), 이영표(안양) 등 7명을 선정했으나 이번에는 소속 구단들의 반발에 부딪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대해 협회는 구단의 이기주의를 질타하며 협조를 바라고 있다.
지금 당장 팀의 프로리그 성적만 신경쓸 게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한국축구 전체를 보는 시각에서 접근해 달라는 주장이다.
조중연 전무이사는 "팀의 간판선수를 해외에 내 보낼 경우 당장은 전력공백이 생기겠지만 선진축구를 배워 복귀한다면 구단에 이익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올 시즌 프로리그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과 간판선수를 내보낼 경우 적정수준의 임대료를 원하는 심리가 복합돼 `더 나은 조건의 구단이 있으면 내 보내겠다'는 말로 협회의 요구를 피해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