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덩치' 할인점은 '실속'

중앙일보

입력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업계의 '빅3' 가 상반기 백화점.할인점의 매출 실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본지가 전국 30개 백화점 점포와 20개 할인점 점포의 상반기 매출을 조사한 결과 10위까지 모두 백화점이 차지했다.

그러나 점포 크기를 고려한 평당 월평균 매출액에서는 할인점이 대약진, 10위 안에 여섯곳이나 포함됐다.

할인점은 매장 면적이 백화점의 평균 4분의1 수준이지만 영업시간이 백화점보다 두시간 이상 긴데다 인테리어 면적이 작아 평당 매출액이 백화점보다 20%이상 많았던 것.

◇ 상반기 실적〓점포당 매출 순위 10위까지 롯데.현대백화점이 각각 네곳씩, 나머지는 신세계 인천점과 삼성플라자 분당점이 차지했다.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1천4백42억원으로 전체 매출 순위는 16위였지만 할인점 중에서는 1등을 했다. 홈플러스 대구점.하나로클럽 창동점이 1천3백66억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월평균 평당 매출액에서는 할인점인 홈플러스 대구점이 점포 위치가 좋은데다 수산물 등 식품 중심의 전략이 맞아 떨어져 1위로 올랐다. 2위도 할인점인 하나로클럽 양재점이 차지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고급 이미지에다 고객 세분화 전략이 성공을 거둬 전체 3위이자 백화점 중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 빅3의 전략〓롯데의 경우 백화점은 분당.강남점 등 새로 인수.오픈한 곳의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고 일부 점포는 적자를 낸 것이 고민꺼리. 할인점인 마그넷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백80%나 늘었다.

그러나 할인점은 이익률에서 백화점의 절반 수준인 2% 안쪽에 불과해 고심하고 있다.

롯데는 이에 따라 백화점.할인점.인터넷쇼핑몰 외에 슈퍼.편의점사업까지 망라해 유통 수직계열화를 통한 규모의 효과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이마트라는 토종 할인점 브랜드를 2000년대 주력사업으로 선정, 2003년까지 75개까지 확장, 승부를 건다는 계획. 또 본점의 주차장 부지 3천3백50평에 20층 규모의 백화점을 신축, 그동안 작은 면적때문에 밀렸던 백화점 영업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무역점.압구정점의 매장 고급화 전략이 성공, 상반기에만 20%이상 매출이 신장한데다 강남 상류층 고객을 다수 확보한 점을 살려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박중삼 영업전략실 전무는 "백화점 고급화 전략이 맞아 떨어져 올 상반기에만 8백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며 "이익이 적은 할인점은 계획이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무역점과 인접한 롯데 강남점 개점과 9월 신세계 강남터미널점 오픈, 경쟁사 할인점의 잇따른 등장에 따라 기존 고객을 뺏기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