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돈 풀 가능성 커 … 국내 증시에 긍정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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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요즘 세계 주식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혼란에 빠져 있다. 유럽 재정위기 해소에 도움이 될 만한 소식이 조금만 흘러나와도 주가는 급등하고, 그 반대 소식이 나오면 여지없이 추락하곤 한다. 그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짙은 안개처럼 시장에 쌓여 있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내년 코스피가 2400까지 갈 것이라며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애널리스트가 등장했다. 임노중(44·사진)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2012년에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어떤 근거로 이렇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걸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년 시장 전망은.

 “내년에도 암울한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는 오히려 기회다. 세계 경기주기가 내년 하반기에 회복세를 띠고, 국내 경제도 내년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2분기를 기점으로 상승할 것이다. 내년 코스피는 1600선에서 2400선으로 움직일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구제금융 신청은 그리스와 같은 장기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와 달리 이들 국가는 현금창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는 제조업 비중이 25%에 달하고 지난해 교역 규모가 7023억 유로에 달한다.”

 -세계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상반기는 둔화됐다가 하반기에 회복하는 ‘상저하고’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상반기는 유럽 경기 부진,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로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세계 유동성 확대와 미국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나아질 것이다.”

 -국내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가격이 싸다. 11월 현재 국내 증시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 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냄)이 9.0배로 지난 3년 평균치 10.1배 수준보다 낮다. 내년 1분기까지 주가 조정이 기업수익 하락 속도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매력은 높아질 것이다.”

 -그 외에 어떤 요인이 주식을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나.

 “세계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과 낮은 원화가치다. 일단 9월 현재 세계 유동성(본원통화 기준)은 세계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에 비해 200%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유로존의 경기부진을 고려할 때 유럽중앙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도 경기부양을 위해 조만간 3차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넘쳐나는 돈은 수익률을 좇아 활발하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 원화 가치는 대외 경기 불안으로 당분간 하락하다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익도 기대되는 만큼 외국인 자본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투자전략이 좋은가.

 “경기 저점을 통과하는 시기엔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09년의 경우 코스피가 49.6%나 상승했다. 당시 경기소비재, 정보기술(IT), 금융주의 상승폭이 컸다. 이런 업종을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을 쓰는 게 좋을 듯하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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