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총파업 이모저모] 중소·벤처기업

중앙일보

입력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약한 중소.벤처기업들은 11일 은행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자금팀이나 경리부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수급이 어려워져 영업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기대했다.

중원파이프의 박종대 사장은 "경리부 직원들이 은행권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파업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다음주 정도까지의 운영자금은 별도로 마련해둔 상태지만 그 이상은 중소기업이라면 누구라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 수급에 어려움이 많지 않느냐"며 "지난달 들어 가뜩이나 시중 자금사정이 어려워졌는데 은행파업으로 자금난이 가중될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태평제지의 이봉종 사장은 "어제 은행에 송금하러 간 직원이 평소에 1분이면 끝날 업무인데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30분 이상 걸렸다"며 "당분간 돌아올 어음에 대해서는 미리 현금으로 결제를 해뒀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직접 현금과 어음을 들고 거래처를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파업을 하더라도 금융전산망이라도 열어둬 자금회전이 이뤄질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산인터네트의 남민우 사장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조달에 있어 벤처기업은 대기업보다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노조가 협상을 잘해 파업이 빨리 끝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류지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