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총파업 이모저모]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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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금융파업이 현실화됐으나 부산지역 금융계는 예상했던 것보다 파업참가율이 낮은데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파업 직전 이미 급한 금융업무를 처리해 은행 창구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많이 상경한 일부 영업점들의 경우 업무처리가 늦어져 고객들이 다소 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상경하지 않은 조합원들도 금융노련의 지침에 따라추가 상경 가능성도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업무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김영균 지원장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시중은행 부산.경남지역과 부산.경남은행의 노조원가운데 10-15% 정도만 상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상대책반을 가동,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노조원들도 은행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파업참가율이 높지 않아 업무에 별다른 차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전체 1천7백여명의 노조원가운데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은 5백여명으로 전체 직원의 80% 가까이가 정상출근, 우려했던 외환.당좌.대출업무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10일 저녁 서울의 시중은행 노조들이 파업대열에서 이탈,남은 것은 부실은행들 뿐인데 이제 우량은행 대열에 막 진입한 부산은행이 굳이 앞서 나가 고객신뢰를 잃을 필요가 있느냐는 임원들의 설득이 주효해 10일 밤 9시께 본점직원들이 파업불참을 선언하고 영업점들도 점포별로 회의를 갖고 일부 지점이 전원 정상근무를 선언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노조는 지도부가 거의 다 상경투쟁에 참여하는바람에 노조원들에 대한 파업참가여부 지침시달이 늦어져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파업에 불참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서울측의 열기가 높은데다 후속 지침이 하달되면 추가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관계자는 "파업이 처음인데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파업참가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시달되지 않아 파업참가 인원이 예상했던 인원의 1/3 수준에 불과한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서울에 모인 노조원이 4만명에 달해 전체적인 열기가 높은데다 파업지도부의 추가지침이 하달될 경우 상당수의 노조원들이 추가로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한빛은행 남천동지점의 경우 파업 첫날인 11일 오전창구직원 3명만 남아 기본 입.출금 등 업무만 보고 있으며 기업대출이나 당좌업무,어음.수표 추심 등의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전원 파업에 들어가 정상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대출이나 당좌업무 등은 타지점에 비해 많지 않아 별다른 고객불편은 없다"며 "파업이후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타 은행에서 송금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 8명 가운데 3명이 파업에 참가한 경남은행 남천동지점은 각 업무를 담당한 직원 1명씩 남아 정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남천동지점도 전 직원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어 은행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산은행 해운대 중동지점은 전체직원 18명중 조합원 8명이 집회참가차 상경,지점장과 차장 등 간부사원과 계약직 7명, 조합원 3명이 창구업무에 임해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되고 창구수요가 늘어날 경우 고객 불편을 피할 수 없을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0...부산시 중구 중앙동 부산우체국에는 파업을 하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뭉칫돈이 입급되는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우체국창구직원은 "고객은 평소와 비슷하지만 어제부터 천만원대의 뭉칫돈이 입금되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파업관계로 안정적인 우체국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우체국은 또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금자보호법 적용대상 금융기관이 아니기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같다고 자체적으로 분석했다.

(부산=연합뉴스) 류일형.김상현.박창수.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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