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시리즈 2연패 노리는 왕정치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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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치(일본명:오 사다하루)는 이미 선수로서 일본야구에서 빼놓을수 없는 존재다.

60년대초부터 70년대말까지 거인군의 일원으로서 나가시마와 함께 공포의 ON타선을 이루며 거인의 일본시리즈 9연패를 이룩했고,개인적으로도 통산868홈런이라는 불멸의 세계 홈런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타자였다.

하지만 그는 은퇴후 감독을 맡은 뒤 한동안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84-88년까지 5년동안 요미우리 감독을 맡으면서 87년 리그우승 한번에 그친채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95년부터 다시 다이에 감독으로 돌아왔지만 98년까지 팀을 리그우승 한번 못시켰다.

이렇게 명선수는 명감독이 못된다라는 속설에 파묻힐 듯하던 왕정치는 99년부터 감독으로서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솔직히 99년 다이에는 전력도 별로였고,거기다 모기업도 재정난에 시달려 투자도 시원치 않았기 때문에 시즌전만해도 우승후보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왕정치의 다이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센트럴의 주니치보다도 먼저 퍼시픽리그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왕정치는 일본시리즈마저 주니치에 4승1패로 완승을 거두며 차지해 64년이후 23년만에 후쿠오카를 챔피언으로 올려 놓는 성과를 거둔다.

올해 다이에의 전력은 작년보다도 더 약해졌다. 에이스 구도가 FA를행사하며 요미우리로 가버렸고 팀의 주축인 포수 조지마마저 부상으로 장기결장 중이어서 투타모두 크게 약화되었다.

하지만 현재 다이에는 38승 34패로 선두 오릭스에 2.5게임 뒤지는 3위를 달리며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왕정치는 다시 한번 전력이상의 성과를 내며 올시즌엔 다이에가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한 전문가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왕정치 다이에의 선전원인으론 우선 강한 불펜진을 들 수 있다.선발진은 3점대 방어율 투수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못 미덥지만 시노하라(8승,다승1위),페드로사(19s,세이브1위)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팀의 필승카드 역활을 해주며,박빙의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정치의 인화역시 다이에 선전에 큰 몫을 담당한다. 왕정치는 아키야마,요시나가등의 노장의 경험과 시노하라,나가이등의 신진의 투지를 잘 융합하며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왕정치는 선수들에게신뢰를 주는 감독이다. 팀의 4번을 맡으며 지난 2년동안 크게 부진했던 고쿠보를 끝까지 신뢰하며 올해 팀타선의 핵(현재 타격4위,홈런2위)으로 키워냈다.

또한 왕정치는 대다수의 일본감독들과는 달리 경기를 비교적 작전보단 선수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어떤 특별한 스타일보단 경기상황에 따라 작전운영을 하는 편인데, 이렇게 꼭 필요할때만 작전을 거는 왕정치의 용병술 역시 다이에를 선전하게 해주는 요인이다.

7월 2일 왕정치는 감독으로서 통산 700승을 해냈다. 그자리에서 그는 일본시리즈 2연패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이에의 일본시리즈 2연패 도전, 그 중심에 감독 왕정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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