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해설사로 봉사활동 하는 초등생 3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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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문화재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지나양, 류시원군, 김민정양(왼쪽부터).

문화재해설사, 도슨트(박물관 안내원) 같은 전문지식이 필요한 봉사활동을 척척 해내는 초등학생들이 있다. 역사와 전시물에 대한 지식과 영어 실력도 전문가 못지 않다.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에 있는 8개 명문사립대학의 총칭)의 입학사정관이 명함을 주면서 연락을 달라는 경우도 있었어요”15일 경북궁에 모인 김민정(한뫼초 6)·김지나(불안초 5)양과 류시원(고양 신촌초5)군에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중 하나다. 이들은 문화재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로 주말 시간을 쪼개경복궁 일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해설안내를 하고 있다. 대상은 외국인부터 또래의 학생들까지 다양하다.

세 학생 모두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봉사활동으로 연결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문화재해설사로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 이들은 1년 정도 월 1회 4시간씩 한국사와 궁궐에 대한 기본교육을 받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고궁의 특성상 영어로도 수업이 이루어졌다. 연간 150시간 정도의 교육과정을 마친 후 한국사기초, 문화유물론, 인터뷰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서 문화재 해설사로 활동할 수 있다.

이들은 초등학생이지만 관람객을 안내하기 전 철저한 준비를 진행한다. 개인별로 그날 안내할 장소에 대한 해설카드를 작성하고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봉사를 마친 후에는 그 날의 활동이 만족스러웠는지 모여서 의견을 교환하며 개선점을 찾기도 한다. 김민정양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 있는 어조로 설명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리더십도 생기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도 터득하게 돼 좋다”고 봉사활동의 장점을 설명했다.

세 학생은 청소년문화봉사단에 소속돼 고궁뿐 아니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왕릉박물관, 서울교육박물관, 암사선사주거지와 같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원한다면 자원봉사 활동증명서를 발급받아 학교생활기록부에 봉사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지나양은 “5학년 과정부터 역사를 배우는 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역사공부도 병행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 류시원군은 “외국인이 질문한 내용에 답변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때는 상대방의 전자우편주소를 받아 차후에 설명을 보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 처럼 문화재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면 국제교류문화진흥원(http://www.icworld.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어린이도슨트 제도

서대문자연사박물관(http://namu.sdm.go.kr)에서도 어린이도슨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역시 박물관에서 마련한 6주간의 주말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활동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도슨트증서를 수여받은 후 월 1회 이상 또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박물관을 안내한다. 매년 초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심사와 면접과 같은 선발과정을 거쳐 10명이내의 합격자를 선발 후 1년간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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