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축구 개최지 결정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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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2006년 월드컵축구 개최지로 결정되기까지 모두 세차례 투표를 거쳐 남아공과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모로코,잉글랜드를 포함, 4개국이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24명에 의해 6일(한국시간) 실시된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모로코는 3표를 얻는데 그쳐 1차 투표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이때 투표에서 독일은 10표, 남아공은 6표, 잉글랜드는 5표를 얻어 독일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2차투표에서는 잉글랜드가 2표에 불과해 탈락하고 독일과 남아공이 똑같이 11표를 얻어 최종 3차투표로 넘어갔다.

결국 최종투표에서 독일은 12표를 얻어 11표의 남아공을 1표차로 따돌렸고 집행위원중 1명은 기권했다.

○...제프 블래터 FIFA회장은 발표석상에 애써 웃음을 띠며 표정을 관리했으나 남아공 유치위원들의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프란츠 베켄바워 등 독일 유치위원들은 결과를 예상한 듯 느긋한 표정으로 발표를 기다려 남아공과 대조를 이뤘다.

블래터 회장이 그동안의 심사 절차와 투표 진행과정을 설명한 뒤 장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이 동그랗고 빨간 스티커로 봉인된 하얀 봉투를 건네주자 식장의 분위기는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살얼음을 밟는 듯 한 초조감속에 승부는 블래터 FIFA 회장이 "도이칠란트"를 외치면서 끝이 났고 독일의 유치위원들은 기쁨에 넘쳐 서로를 얼싸안았다.

남아공 위원들은 말없이 박수를 보내며 독일의 월드컵축구 유치를 축하해 주는데 만족해야 했다.

○... 2006년 월드컵축구대회가 독일에서 열리게 된 데는 왕년의 축구스타 프란츠 베켄바워의 노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월드컵축구 공동개최국인 한국,일본을 포함 세계 각국을 돌며 득표전에 나섰던 베켄바워는 개최지가 최종 확정되는 이날에도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까지 동원, 마지막까지 로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 국민들은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유럽통합 이후 침체기에 빠져들었던 독일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고 "통일 이후 갈등이 계속됐던 동.서독주민들의 화합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아공 국민들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광장에 모여 TV로 위성 생중계된 월드컵 개최지결정 상황을 지켜 보았으나 막판 탈락하자 크게 실망하며 한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남아공 국민들도 월드컵 개최가 불황에 빠진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국내 일정 때문에 취리히에 가지 못했던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며 독일에 축하를 보낸다"며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다음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취리히 dpa.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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