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한 SK텔레콤, LTE도 접수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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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이 4G(세대) LTE(롱텀 에볼루션)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에 성공한 SK텔레콤은 공격적인 LTE 확장 전략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크게 밀렸던 LG전자도 10월 초 출시한 4G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가 출시 40일 만에 개통 15만 대를 돌파하면서 세몰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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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의 권혁상 네트워크부문장은 15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4월까지 4G LTE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데이터 통신 품질을 높이는 새 기술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LTE 전국망 확대는 당초 계획보다 시기를 8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LTE와 관련해 경쟁사에 비해 다소 유보적이던 태도를 바꿔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는 3G뿐 아니라 4G에서도 양보 없는 총력 경쟁을 벌이게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가 성장 정체에 빠진 통신사업에 새 활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11월 현재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26만 명으로 하루 평균 1만5000명(가입자의 35%)가량이 3G가 아닌 LTE를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국 84개 주요 도시 외에도 데이터 수요가 많은 대학가·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도 LTE 핫존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LTE 전국망 구축에 따라 늘어나는 무선 데이터 용량은 이 회사의 통신망 기술인 ‘PETA(페타)’를 적용해 처리할 계획이다. 페타(Peta·1000조 byte)는 원래 데이터량을 재는 단위이지만, 이를 자체 브랜드화해 ‘LTE=SK텔레콤’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이다. 망 품질 향상에는 연내 세계 최초 개발 예정인 LTE 펨토셀(초소형 기지국)과 업그레이드 중계기(UR)를 활용하게 된다. 기지국 간 신호 엉킴을 자동으로 줄여 통화 품질을 종전보다 4배 가량 높일 수 있는 ‘스마트 클라우드 기지국 기술’도 2012년 1분기까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

 한편 스마트폰 제조업계에선 LG전자가 LTE를 통한 전세 역전에 힘 쏟고 있다. LG전자는 LTE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LTE 분야에서 가치 있는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LG전자를 꼽기도 했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신제품 ‘옵티머스 LTE’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시 40일 만에 개통 15만 대를 돌파한 것은 기존 제품 판매 속도의 두 배 수준”이라며 “최근엔 하루 1만 대 이상 개통되는 등 판매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LG는 지난달 말 스마트폰 사업부문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이수기·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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