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을 향해 치닫는 WAP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모바일 시장에서 ''시장을 휩쓸 다음 제품''으로 여겨지는 무선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WAP)은 높은 가격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컨텐츠 규제,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부족 등으로 인해 실패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 애플리케이션 부족, 업자들의 과도한 컨텐츠 규제 등으로 인해 호주의 WAP은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WAP 사용자들은 제공업체가 규정한 컨텐츠만을 볼 수 있다. 통신 업계 애널리스트인 폴 버드에 따르면 분당 20센트라는 가격으로는 WAP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버드는 "WAP은 엉망이다. 문제도 많고 아직 쓸만한 애플리케이션도 별로 없는 상태"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미 독일과 영국에서는 WAP을 완전 실패작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가지수와 운세만으론 충분치 않다

CWO(Cable & Wireless Optus) 대변인에 따르면, 주가지수와 오늘의 운세가 자사 WAP 서비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두 가지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입자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 이런 애플리케이션들이 WAP의 성장을 유도해 낼 것 같지는 않다.

"호주에는 5000명의 사용자들이 있다. 이 말은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500명 정도라는 얘기다. WAP을 이용해 분당 20센트를 지불하면서까지 오늘의 운세를 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버드는 이 업계가 좀 더 설득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하며 보다 나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WAP의 운명은 종말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폐쇄적 포탈

많은 WAP 고객들은 자신들이 가입한 전화업체의 WAP 포탈이 제공하는 컨텐츠를 보는 데도 이런저런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폐쇄적인 서비스는 ''울타리 쳐진 정원(walled gardens)''으로 표현돼 왔는데 내부 영역은 통신업체들에 의해 철저히 감시 받는다.

CWO의 모바일/인터넷/데이터 총괄 매니저인 피놀라 톰슨에 따르면, CWO는 WAP 포탈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 조사에 근거해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톰슨은 일부 협력업체들이 자사 컨텐츠를 WAP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CWO에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녀는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며 어느 쪽이 대금을 지불하는지는 협력업체들이 "어떤 컨텐츠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버드에 따르면 통신업체들은 WAP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고있다고 한다. "통신업체들은 포탈에 의존해 광고를 따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광고를 낸 업체들은 광고효과가 별로 없다는 걸 곧 깨닫게 된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포탈을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들의 목적을 스스로 허무는 일임을 알아야한다.

일부 WAP 사용자들이 포탈에서 포탈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전화기 자체다. 모토롤라 T2288 전화기를 예로 들면, 사용자들이 URL을 입력할 수 없도록 돼있어 사용자들은 통신업체들이 제공하는 링크만을 선택해야 한다.

시장 선도 제품인 노키아 7110은 그런 식의 제한은 하지 않지만 텔스트라(Telstra) WAP 서비스 가입자들은 그 동안 노키아 7110과 연결할 수 없었다. 이유는 텔스트라의 서버와 이 전화의 브라우저 간의 공동운용가능성(interoperability)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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