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 앤드 세바스찬 새음반 〈폴드 유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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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포크 사운드를 구사하는 8인조 밴드 밸 앤드 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의 네 번째 음반 〈폴드 유어 핸즈 차일드, 유 워크 라이크 어 패즌트(Fold Your Hands Child, You Walk Like A Peasant)〉가 또 한번 포크 열풍을 예고하고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출신인 밸 앤드 세바스찬은 아마추어로 활동하던 1996년 인디레이블을 통해 1천장만 한정 발매한 음반 〈타이거 밀크(Tiger Milk)〉가 입소문만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같은해 발표한 2집 〈이프 유어 필링 시니스터(If Your Feeling Sinister)〉에 이어 98년 3집 〈더 보이 아랍 스트랩(The Boy With Arab Strab)〉으로 영국차트 정상과 브릿팝 어워즈 신인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어디 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이들의 편안한 포크 사운드는 자극적이고 뒤틀린 전자 음악에 식상한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어쿠스틱 기타·피아노·바이올린·첼로·트럼펫으로 엮어내는 고급스런 화음과 감수성 예민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총 11곡이 수록된 새 음반은 지금까지 작·편곡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리더 스투어트 머독의 비중을 줄이고 다른 멤버들의 개성 있는 곡들을 담아 다채로운 색깔을 냈다. 자연스러운 맛은 줄었지만 한층 조화롭고 치밀해진 연주가 돋보인다.

스투어트 머독의 첫곡 '아이 파우트 인 어 워(I Fought In A War)'와 '더 모델(The Model)'은 60년대 마마스 앤드 파파스나 비틀스를 떠올리는 감미로운 사운드의 정통 포크 넘버. 첼로의 이소벨 캠밸과 기타의 스티브 젝슨이 함께 부른 '비욘드 더 선라이즈(Beyond The Sunrise)'는 간결한 연주와 거친 편곡이 개성 있다.

전작에서 인상적인 바이올린을 연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사라 마틴은 자신의 첫 작품 '웨이팅 포 더 문 투 라이즈(Waiting For The Moon To Rise)'에서 경쾌한 미성을 들려준다. 읇조리는 듯한 보컬이 감성적인 '돈 리브 더 라이트 온, 베이비(Don't Leave The Light On, Baby)'는 키보디스트 크리스 게데스가 만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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