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랠리] 운영미숙 등 얼룩진 자동차 경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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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공식대회로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금강산배자동차질주경기(금강산랠리)는 주최측의 운영미숙 등으로 얼룩져 아쉬움을 남겼다.

6.15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보름만에 열린 통일염원 금강산랠리는 정상회담이후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열리는 첫 공식 자동차경주대회로 정부와 체육계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5일동안 강원도 평창 오대산과 금강산일대에서 열린 대회를 마감한 4일 북한 장전항 특별코스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빚어졌다.

주최측이 자격을 박탈한 선수를 경기시작 2분만에 다시 출전시키는 등 엉성한 대회운영으로 일관하자 참다못한 선수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쳐 시상식이 돌연 취소되었다.

북한측 고위관계자와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상대까지 마련해놓고 국가망신을 초래한 꼴이다. 문제는 직원 10명 안팎의 영세한 벤처기업이 `능력밖'의 자동차경주운영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주최측은 5일 새벽 북한을 떠나 동해항으로 향하는 금강호 연회장에서 또다시 시상식을 강행했으나 이번에는 일부 수상자들이 수상자체를 거부해 버리는 등 대회기간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거기다 최대후원자인 금호타이어측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엉성한 대회운영이 계속되자 대표이사 축사낭독을 거부했고 다음 대회 스폰서중지를 검토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통일축제가 한마디로 `난장판'으로 돌변했다.

이에 앞서 3일 새벽 장전항에 도착한 진행요원 250명과 경주용 자동차들은 대회 주최측이 반입물품 신고서를 허술하게 작성해 북한측이 이를 검토하겠다고 우기는바람에 6시간이상 배위에서 대기하는 등 일정또한 엉망으로 진행됐다.

또한 초청인사로 동행한 기업체 간부들이 북한측이 제공한 벤츠차량에 여성자원봉사자들을 태우고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었고 모기업체 간부는 공식석상에서 자원봉사자에게 호텔방번호를 물어 빈축을 사는 등 추태로 얼룩졌다.

대회운영을 맡은 우인방커뮤니케이션은 "북한측이 너무 까다롭게 굴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떠넘기기식 발언만 일삼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 자동차 레이서는 "대회주최측이 랠리에 관한 사전지식도 없고 원만한 대회운영을 위한 의지도 보이지 않아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시켰다"면서 "처음 북한에서 열린 랠리가 엉망으로 치러져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장전=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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