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본격 활동 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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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성 투자에서 ‘폭풍’ 으로
사실 그간 닷컴 기업들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고도 남을만큼 훌륭했다. 물론, 이 말의 확실한 근거는 코스닥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덕분에 증권가 또한 한바탕 ‘신바람’이 불어댔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난 4월 나스닥 대폭락 이후의 업계의 기후는 판이하게 바뀌었다. 따뜻한 아열대성 투자가 금새 ‘폭풍’ 으로 돌변했다고나 할까.

5월에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나스닥 시장과의 동조 현상은 국내 벤처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터넷,정보통신, 바이오 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나스닥이기 때문” 이라고 한다.

동시에 닷컴 기업의 역사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째 접어드는 시점에서 올바른 시장성을 검증받는 사업만이 제대로된 이윤추구의 ‘기업’ 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임을 엄중히 예고하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짓’ 이라고 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 본격 활동 개시
영원한 진리.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 이 본격 활동 개시를 했다. 물론 대표선수로는 M&A가 발탁됐다. 알다시피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도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미국과 달리 ‘M&A’ 라는 단어 자체에 ‘반감’ 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다수겠지만, 냉정한 자세로 이제는 시장의 원리를 지켜줘야 할 때이기도 하다. 즉, 제살 깎아먹기식의 ‘서바이벌 전략’ 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닷컴 기업들이 ‘시장속으로’ 과감하게 뛰어드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투자자와 벤처경제 시각에서 본 M&A의 의미코스닥 투자자 벤처경제촉매인수합병과정탐색비용 회수의 가능성 제공자금과 영업의 시너지, 부실기업 퇴출시장에서 기대하는 투자수익률 상승 이미 뿌려진 탐색비용을 유망기업에 재분배 결과신사업 대상 투자심리 회생 조정기에 들어선 업종의 효율적 조정벤처산업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 <표1>투자자와 벤처경제 시각에서 본 M&A의 의미
출처:삼성경제연구소 ''코스닥의 주가조정과 M&A의 역할(2000.5.17)M&A는 결과적으로 닷컴 기업들의 설비자금 및 초기 운영자금의 회수를 가능케 해 이미 조달된 비용이 사라지지 않고 재분배되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그나마 수익모델에 ‘쫓기는’ 닷컴 기업들이 내놓은 방안을 살펴보면 상거래로의 진입, M&A, Click & Mortar 등으로 압축된다.

M&A도 좋고, 오프라인 기업과의 연계도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치고 있다.

이제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인지해야 할 2가지가 있다면

첫째,무늬는 벤처인데 조직의 구성은 마치 대기업처럼 ‘사용자와 노동자’ 관계로는 더 이상 벤처기업으로서의 의미는 없다. 처음부터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면서 마치 ‘날실과 씨실’ 관계처럼 ‘팀웍’ 마인드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진행해 나가는 것이 옳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둘째, ‘주주의식’ 을 가지고 경영과 업무에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이제 닷컴 비즈니스도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주주들을 의식한 책임감과 일하는 사람으로써의 의무감 없이 묻지마 투자로 받은 돈 ''일단 쓰고보자'' 라는 식의 안일한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닷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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