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파업으로 호텔업계 객실 대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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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은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호텔의 파업 사태로 인해 인근 호텔들이 심각한 객실난을 겪고 있다.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파업으로 애초에 이 호텔을 예약했던 손님들이 웨스틴 조선, 래디슨 서울 프라자 등 인근 호텔들로 대거 이동함에 따라 최근 이들 호텔의 객실 예약률은 거의 100%에 이르고 있다.

특히 웨스틴 조선의 경우 지난 23일과 28일,29일에는 453개의 객실이 모두 찼으며 프라자 호텔도 29일의 경우 480개의 객실중 98%의 예약이 이루어져 통상 호텔업계에서 비수기의 시작으로 보는 6월말에 심각한 객실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하얏트, 신라, 인터콘티넨탈 등 롯데호텔과 좀 떨어진 대부분의 서울 시내호텔들 역시 평균 90% 이상의 높은 객실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각종 대내외 행사가 많아져 그렇지 않아도 객실 예약이 힘든 상황"이라며 "롯데호텔에서 빠져나온 손님들도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롯데호텔 파업으로 객실수입에서 득을 봤다고 할수 있을지 모르나 다른 호텔 노조의 동요 가능성, 호텔의 이미지 타격 등을 고려할 때 호텔업계 전체적으로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객실난은 여행업계의 모객 활동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행사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롯데호텔이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이 호텔 예약 손님들을 등급을 낮춰가면서까지 다른 호텔로 옮기느라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롯데호텔은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가장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당분간 이들을 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각 여행사의 일본 현지 사무소에 '7월 한달간 방한 관광객을 모집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여파로 우리나라 외래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당분간 큰 폭으로 줄어들어 여행사들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롯데호텔의 객실수는 소공동 본점이 1천486개, 잠실 롯데월드점이 533개로 국내 최대 규모이나 파업 여파로 현재 객실 가동률은 20% 이하로 뚝 떨어졌으며 면세점을 비롯한 17개 식당, 연회장 등이 모두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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