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개편으로 자동차 수요 15% 감소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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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와 경유값이 휘발유값의 75%와 60% 수준으로 오르면 유류비 부담은 경유차가 61.4%, LPG차가 13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고유가 행진 속에 저렴한 연료비로 상한가를 치던 RV(레저용 차량) 차종은 73.6%, 상용차는 20.3% 가량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30일 발표한 `에너지 개편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엄청난 타격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유가인상안을 휘발유, 경유, LPG 사용량으로 가중평균한 인상률은 29.5%에 이르며 전체 자동차 수요가 인상전에 비해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차종별로 보면 RV 수요는 현재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승용차 수요는 휘발유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데다 RV 또는 소형 상용의 수요가 이전되면서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한번에 올라 경유값이 ℓ당 975원, LPG값이 780원이 되면 RV(레저용 차량) 차종은 73.6%, 상용차는 20.3% 가량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특히 RV차종은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지고 수출경쟁력도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렌스와 카니발, 카스타 등 인기 RV차종을 팔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타격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현대, 대우, 기아등 자동차 3사가 판매중인 RV 11개 차종의 내수점유율은 40.9%(17만5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8%(6만4천353대)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동차산업연구소 안수웅 연구위원은 "LPG값이 휘발유의 60%선에 이르면 연비가 휘발유의 70%에 불과한 LPG차량은 유류비가 휘발유차량과 같아진다"면서 "올 40만∼45만대 수요를 예상했던 RV차종의 내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중고차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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