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북사업 내용·숙제] 재원마련이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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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밝힌 북한과의 경협 합의 내용은 우선 금강산지역 개발사업에 대해선 그동안 현대가 추진해온 사업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으로선 그동안 현대가 대북사업에 공들이고 투자해온 점을 인정해 이 지역의 종합적인 개발권을 현대에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지에 대한 의견이 달라 지연돼온 서해안공단 조성사업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번째 만남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서울과 가까운 개성을 추가해 4곳의 후보지를 이른 시일 안에 현지 답사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의 북한지역 통신사업 참여는 원칙을 정한 수준이며, 금강산지역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 금강산지역 본격개발 예상〓현대와 북한은 해금강 남단~통천의 약 50㎞ 구간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무역.금융.문화.관광이 어우러진 '특별경제지구' 로 개발하기로 했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이 지역을 경제특구로 개발하기 위해 모든 경제적 관례를 국제기준에 맞추기로 합의했다" 며 "나진.선봉지역보다 진보된 형태가 될 것이며 투자보호협정.이중과세방지.자율통행 등이 적용될 것" 이라고 밝혔다.

현대와 북한은 ▶해외동포의 제한없는 금강산 관광 ▶장전항내 해상호텔 등 3만5천평 규모의 종합편의시설 건설 ▶통천지역에 골프.스키장 건설 ▶내금강.총석정 등으로 관광코스 확대 ▶온정각~온천장~금강산여관 지역의 자율이동지역화 ▶금강산여관의 임대운영 등 금강산관광 사업 확대에 합의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특별경제지구화 사업에 대한 국내외 사업설명회를 벌일 계획이다.

◇ 서해안공단 조성사업〓현대는 이달안에 해주.남포.개성.신의주 등 4개 공단 후보지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공단부지를 선정, 올해 안에 착공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대가 해주나 남포를 주장한 데 비해 북한이 후보지로 신의주를 고집해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윤규 사장은 "북한이 타당성 있는 지역을 공단부지로 선정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받아들였다" 며 "이달안에 사업단을 구성, 후보지 조사를 마친 뒤 바로 부지를 선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서해안공단 개발사업은 8년동안 2천만평의 부지에 3개의 공단(8백만평)과 배후도시(1천2백만평)를 건설해 22만명이 상주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 과제〓현대의 이같은 대북사업의 관건은 결국 재원이다.
현대는 금강산관광 개발.서해안공단 조성사업에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각적인 채널로 접촉하고 있다.

지난해말과 올초 주한미상공회의소 및 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원사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가졌으며, 지난 3월말부터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나서 일본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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