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운수업계, 경유·LPG 가격 인상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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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운수업계는 30일 수송용 경유 및 LPG(액화석유가스) 인상 방안이 발표되자 급격한 수요 위축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우려했다.

택시와 버스 등 대중 운송업자들은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당장 생계에 타격이 가해지는 만큼 정부는 면세 또는 보조금 지급 등의 방안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자동차업계 =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경유 및 LPG 가격이 대폭 인상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 연료 때문에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던 RV(레저용 차량)차종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 국내 자동차 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정치 파악도 불가능하지만 LPG의 리터당 연비가 휘발유의 70%에 불과한 상황에서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경우 LPG 차량 인기가 급격히 사그라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RV 수요를 40만-45만대로 예상하고 자동차 생산 라인을 확충했던 업계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자동차는 "카렌스, 카니발, 카스타 등 LPG차량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안 대로 LPG 가격이 인상될 경우 내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고 대우자동차 관계자도 "RV차종인 레조의 판매 감소가 예상되며 LPG 중고차 가격까지 폭락할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LPG 값이 2배 이상 오르면 LPG시대는 끝날 것"이라며 "디젤의 경우 가격이 올라도 연비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올 연말 개발이 완료되는 승용차 디젤엔진을 RV차종에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택시.버스업계 = 운송업계는 경유 및 LPG 가격 인상으로 당장 생계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정부의 인상 방침에 대해 "경유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공공요금인 버스요금은 올리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세금 감면이나 환급 등을 통해 사업자들의 수익을 보전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현재 휘발유 가격의 26% 수준인 LPG 가격을 65%까지 올릴 경우 영세한 택시 사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추가 인상 부담분에 대해 전액 면세 조치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정유업계 = 정유사들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가격 체계를 개편하는것이 현실적으로 합당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유와 LPG의 가격이 대폭 오름에 따라 소비가 위축돼 정유사 수익에 다소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사들은 이번 개편으로 정부가 거두는 세수가 3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너지 산업 지원에 세금을 활용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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