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불의 사나이', 닛시미디어 정우균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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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클래식 음악 매니아며 독실한 신앙을 가진 한국청년이 미국에서 창업을 결심한다. 장소는 집 차고. 자본밑천은 3천불짜리 비자카드. 회사이름은 히브리어로 승리, 기적을 뜻하는 ‘닛시’. 그 주역은 당시 25세에 불과했다.

닛시미디어(http://www.nissi.net)의 정우균대표(29). ''소리가 만물을 규정짓는 메시지의 기본''이라는 철학을 가진 그는 ''컴퓨터''와 ''소리''에 관심이 많다. 닛시미디어가 통신미디어 솔루션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그의 열의에서 빚어진 것.

닛시의 핵심은 바로 ITI(Internet Telecommunication Infrastructure). 회사설립당시부터 인터넷과 텔레커뮤니케이션 관련 통합기술에 매달렸다. 닛시에서 현재 개발해놓은 상품도 ITI 를 최적화시키는 운영체제, 통합메시징서비스(UMS), 전화·이메일·팩스가 통합된 콜센터용 장비 등이다.

정우균 대표 약력
휘문고 졸업
연세대 컴퓨터학과 졸업
캘리포니아 토런스에서 창업
현재 닛시미디어 대표이사
현재 경성대학교 겸임교수

묵묵히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닛시에게 최근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6월 중순 미국 투자회사 와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로부터 4000만달러(4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 이로써 회사가치가 3천배이상 증가했다.

''절대절명의 고독''을 이겨내고

97년 통신사 서비스용으로는 세계최초로 통합메시지장비를 개발해 SK텔레콤에 납품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당시의 열악한 주변인프라와 마케팅이 기술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 98년에는 97년에 오픈했던 한국지사를 경영난으로 포기해야만 하는 시련도 경험했다.

98년의 몇 달은 정대표의 말을 빌면 ‘생애 최고로 고독한 날들’이었다. 그 고독을 넘어서 98년 가을, 미국의 닛시미디어를 법인화하여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닛시의 미래를 위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두루넷과 공동으로 미국에 ‘펄슨텔’을 설립했다. 내년중에는 나스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사업분야는 올곧이 ITI. 탁월한 제품력으로 세계시장에서 ITI업계의 한 부분을 맡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근본목표다.

인생을 위해 책을 찾았다

20대에 이국땅에서 사업을 인정받은 정대표. 대학시절에는 등록금과 생계비 마련을 위해 매일 저녁과 주말을 고스란히 바쳐야 했던 고학생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틈틈히 읽은 책이 8백여권. 세세한 내용은 잊었지만 그 가르침들만은 귀중한 재산이 되어 주었다.

추전서적
프란시스 쉐퍼 전집
Crossing the Ch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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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진지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시간을 정해 국가별로 업무를 돌아보고 기타 업무정리로 새벽까지 자다가 깨곤 하는 피곤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과는 당연한 섭리로 받아들인 지 이미 오래.

“가능한 꿈과 비전을 구체적으로 꾸고, 이에 믿음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희생할 준비를 하는 것. 이것이 제가 감히 내려본 ‘성공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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