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세계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지단

중앙일보

입력

지네딘 지단(28)이 현역 선수중 최고 플레이메이커임을 입증하며 프랑스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려 놓았다.

지단은 29일 브뤼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준결승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 기습적인 슛 등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나아가 상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페널티킥을 성공, 역전 골든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는 지단이 프랑스 공격의 시발점이며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관심을 모았던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와의 대결에서 완승, 프랑스가 미드필드를 장악한 채 줄기차게 밀어붙여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지단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중 하나로 포지션이 같았던 80년대의 영웅 미셸 플라티니에 비견된다.

그러나 98년 월드컵축구 브라질과의 결승에서 2골을 터뜨려 우승, 플라티니가이루지 못한 프랑스의 `숙원'을 이뤘다는 점에서 플라티니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해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기도했다.

키 185cm, 몸무게 78kg의 당당한 체구로 몸싸움과 돌파가 뛰어나고 시야가 넓어 송곳같은 패스로 수비를 일시에 흐트러 놓는 게 지단의 최대 무기.

현란한 드리블은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따돌릴 수 있고 정확한 중거리 슛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프랑스-알제리계 혼혈로 15살의 어린 나이에 1부리그 칸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지단은 92년 보르도로 옮겼고 94년에는 동료들이 뽑은 프랑스리그 신인왕에 뽑히면서 탄탄대로를 예약했다.
유벤투스에서 뛰며 팀을 이탈리아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시킨 지단은 유럽연맹 슈퍼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까지 대표팀간 경기(A매치)에는 56회 출전, 16골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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