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테마주 뜰까…저평가 우량주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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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대상 종목을 노려라' .

정부가 M&A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제도개선은 물론 각종 M&A관련 신상품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M&A시장에 신규자금이 몰려들어 하반기 증시의 중심 테마로 부상할 전망이다.

◇ 적대적 M&A 활성화〓한마디로 주주를 중시하는 주식회사 제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적대적 M&A시장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이에 따라 주식 공개매수의 사전신고제를 사후신고제로 전환한 데 이어 신고서 제출 후 7일이 지나야 공개매수 할 수 있었던 제한도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여기에다 7월 초부터 투신에 주식형 사모펀드를 허용키로 했다. 사모펀드는 한 종목에 펀드재산의 50%까지 투자하는 게 가능해져 적대적 M&A나 이를 방어하기 위한 자사주 펀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투신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투신의 이혁근 차장은 "주식형 사모펀드는 적대적 M&A를 양성화하는 것" 이라며 "상당한 자금이 이 펀드로 유입될 전망" 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반기 중에 M&A 공모펀드까지 허용할 방침이라고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 최근 밝혔다.

M&A 공모펀드는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펀드 설정규모가 사모펀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M&A시장에 자금이 대거 투입돼 M&A가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 자산가치 큰 우량주가 표적〓글로벌에셋의 강인호 상무는 "적대적 M&A는 기업가치가 시장가치 보다 큰 기업이 1차 표적이 되고 그중에서도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유통주식수가 많은 회사가 대상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는 적은 자금으로도 경영권 탈취가 가능하겠지만 이런 기업의 경우 M&A에 나서는 쪽의 입장에서 볼 때 M&A로 얻을 게 별로 없어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산가치는 크지만 테마주에 끼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받은 '자산주' 들이 일단 적대적 M&A의 주된 표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 제2차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는 금융주와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공기업주, 개방체제에 직면한 제약주, 세계적인 M&A 열풍에 휩싸여 있는 정보통신.인터넷주들도 M&A시장이 활성화되면 새롭게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투신 김대철 연구원은 "M&A시장이 활성화되면 현재 M&A 압력을 받고 있거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의 주가가 먼저 움직일 것" 이라며 "금융.제약.정보통신.인터넷.공기업주가 이런 유형에 속한다" 고 설명했다.

◇ '작전' 도 조심해야〓M&A가 테마로 떠오를 경우 근거없는 M&A설을 퍼뜨리며 주가조작에 나서는 사례도 급증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낮거나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의 경우 이같은 루머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출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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