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서울은행장 "소비자·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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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고 깨끗한 은행으로 만들겠다. "

지난 1일 취임한 강정원(姜正元.50)신임 서울은행장의 다짐이다. 시티은행.뱅크스트러스트.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은행에서 줄곧 일해온 그는 "전국 규모의 서울은행에 제대로 된 위험관리체계가 없었다는 데 놀랐다" 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우선 도이체방크 경영자문단과 함께 효율적인 여신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 고 덧붙였다.

- 앞으로 은행경영 방향은.

"이달말까지 서울은행의 전문화 방향과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만들어지면 7월부터 바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증권 업무대행 등 자본시장 지원업무와 소비자 및 중소기업 여신을 전담하는 전문은행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

-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금부분보호제도를 앞두고 자금이탈 우려가 많은데.

"도이체방크의 경영참여가 확정된 이후 추가적인 자금이탈은 없다. 우발적인 사고만 생기지 않는다면 유동성 문제도 없다고 본다. 여신관리시스템 구축이 끝나면 오는 10월부터는 고객신뢰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

- 서울은행이 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된다는 소문도 나도는데.

"당치 않은 일이다. 금융당국도 사실 무근이라고 확인했다. 서울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서울은행의) 주가상승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본다. "

- 향후 자본확충 계획은.

"내년 1분기 중 도이체방크 주선으로 약 3억달러어치의 해외 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엔 정부 지분을 외국계 투자은행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미 2~3곳에서 지분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인수대상에서 도이체방크도 배제하지 않겠다. "

-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의 지급보증 해소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다. 대한통운이 제시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

- 중앙종금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는데.

"그렇지 않다. 다만 아직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고심 중일 뿐이다. "

-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 원인을 어떻게 보나.

"금융부문에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구조조정 부진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기업구조조정을 책임져야 할 금융기관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예컨대 감독 당국은 여신과정을 중시해야지 결과만 놓고 책임을 물어서는 곤란하다. "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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